
정보 및 줄거리
마틴 스콜세지(Martin Scorsese)가 28년 동안 품어온 숙원작. 엔도 슈사쿠(遠藤周作)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종교 영화 역사상 가장 깊고도 고통스러운 신앙 질문들을 정면으로 던지는 작품이다. 단순한 역사적 박해 이야기를 넘어, 신앙의 본질, 하나님의 침묵, 인간의 연약함, 배신과 구원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깊이 있게 탐구한다. 마틴 스콜세지 감독은 긴 러닝타임 동안 관객에게 편안한 오락이 아닌, 진지한 성찰의 시간을 요구한다.
17세기 중반, 유럽에서 기독교를 전파하던 예수회 소속의 젊은 신부 로드리게스(앤드류 가필드)와 가루페(아담 드라이버)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한다. 그들의 스승이자 존경하는 선배인 페레이라 신부(리암 니슨)가 일본에서 잔혹한 박해를 견디지 못하고 배교했다는 소문이 전해진 것이다. 믿을 수 없었던 두 신부는 스승의 진실을 직접 확인하고, 동시에 극심한 박해 속에서도 숨은 채 신앙을 지키고 있는 일본의 기독교인들을 위로하고 지원하기 위해 위험한 여정을 결심한다. 포르투갈을 출발해 마카오를 거쳐, 엄격한 쇄국 정책을 시행 중인 일본에 몰래 잠입한다. 일본에 도착한 순간부터 그들이 마주한 현실은 상상 이상으로 참혹했다. 기독교는 철저히 금지되어 있었고, 발견되는 즉시 잔인한 고문과 처형이 이어지는 상황이었다. 숨은 기독교인들은 낮에는 평범한 백성으로 살아가다가 밤에 몰래 모여 미사를 드리는 지하 신앙 공동체를 형성하고 있었다. 로드리게스와 가루페는 이들과 접촉하며 신앙의 기쁨과 동시에 극한의 공포를 경험한다. 특히 반복적으로 배교했다가 다시 회개하는 일본인 키치지로를 통해 인간의 나약함과 죄책감을 마주하게 된다. 조사와 선교 활동을 계속할수록 두 신부는 점점 더 깊은 정신적·육체적 고통 속으로 빠져든다. 하나님께서 왜 자신의 백성들이 이렇게 잔인하게 박해받도록 침묵하고 계시는지, 신앙을 지키는 것이 정말 옳은 일인지, 배교는 용서받을 수 없는 죄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그들을 괴롭힌다.
역사적 배경과 숨은 이야기
사일런스(Silence)의 배경은 17세기 중반 일본, 정확히는 에도 시대 초기인 1630년대부터 1640년대이다.
1549년 프란치스코 하비에르를 비롯한 예수회 선교사들에 의해 시작된 기독교 전파는 한때 일본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다. 특히 규슈 지역을 중심으로 많은 다이묘(영주)와 백성들이 개종하여, 한때 30만 명 이상의 기독교 신자가 생겨날 정도로 번성했다.
그러나 도쿠가와 막부는 기독교를 국가 통치에 위협적인 외래 사상으로 간주하고, 점차 강력한 쇄국 정책과 기독교 금지령을 시행한다. 특히 1614년 이후 박해는 극에 달해, 수많은 선교사와 일본인 신자들이 체포되어 잔인한 고문을 당하거나 처형당했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상징으로 등장하는 <후미에(踏み絵)>는 당시 박해의 대표적인 수단이었습니다. 예수나 성모 마리아의 형상이 새겨진 판을 땅에 놓고 밟으라고 강요하는 것으로, 밟는 사람은 기독교를 버린 것으로 인정받아 목숨을 건질 수 있었다.
원작 소설을 쓴 엔도 슈사쿠는 일본의 대표적인 가톨릭 작가로, 서구 기독교 문화와 일본 문화 사이에서 자신이 느낀 괴리와 갈등, 신앙의 고뇌를 이 작품에 깊이 있게 녹여냈다. ‘Silence(침묵)’은 단순한 물리적 침묵이 아니라, 하나님의 침묵에 대한 물음이다. 극한의 고통 속에서 신자들이 하나님의 응답을 갈망하지만 들려오는 것은 침묵뿐이라는, 매우 철학적이고 신학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실제 역사적으로도 일본에는 ‘키리시탄(隠れキリシタン)’이라고 불리는 지하 기독교인들이 존재했다. 그들은 박해를 피해 오랜 기간 동안 비밀리에 신앙을 이어갔으며, 그 후손들은 오늘날에도 일본의 일부 지역에 남아 전통을 지키고 있다.
영화 속에서 극한의 고통과 굶주림에 시달리는 신부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앤드루 가필드와 아담 드라이버는 무려 18kg~22kg에 달하는 엄청난 체중 감량을 감행했다. 특히 앤드루 가필드는 촬영 전 1년 동안 예수회의 영성 수련(이냐시오 영신수련)을 직접 받으며 침묵 피정을 하는 등, 영적이고 내면적인 고뇌를 완벽하게 체화하기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기울였다.
영화의 배경은 17세기 일본의 나가사키와 고토 열도 일대지만, 실제 영화의 100%는 대만(타이베이, 화롄 등지)에서 촬영되었다. 험준한 해안가와 울창한 산림 등 17세기 일본의 거칠고 원시적인 자연환경을 완벽하게 재현하기에 대만의 지형이 더 적합했고, 제작비 절감의 목적도 있었다.
거장 감독과 유명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출연했음에도 불구하고, 예산이 턱없이 부족했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 본인은 연출료를 전혀 받지 않았으며, 앤드루 가필드, 아담 드라이버, 리암 니슨 등 주연 배우들 역시 이 위대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위해 할리우드 배우 조합이 정한 '최저 임금(Scale)'만을 받고 기꺼이 출연했다.
배교한 스승 '페레이라 신부' 역을 맡은 리암 니슨은 과거 1986년작 명작 영화 <미션 (The Mission)>에서도 남미 원주민들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예수회 신부 역할을 맡은 적이 있다. 젊은 시절 굳건한 신앙의 상징 같은 신부 연기를 했던 그가, 노년이 되어 극심한 고통 앞에서 신앙을 꺾어야 했던 신부를 연기한 것은 묘하고도 묵직한 평행이론을 보여준다.
평점 및 리뷰
사일런스(Silence)는 평단에서는 상당히 높은 평가를 받았으나, 일반 관객과의 온도 차가 분명한 작품이다.
Rotten Tomatoes에서 전문가 평점(Critics Score)은 83%, Metacritic 점수는 79점으로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IMDb 평점은 7.2점이며, 관객 평점(Audience Score)은 55%로 평단에 비해 다소 낮게 나타났다.
호평으로는 “마틴 스콜세지의 가장 성숙하고 깊이 있는 작품 중 하나”, “신앙에 대한 철학적 성찰이 탁월하다”, “앤드류 가필드와 아담 드라이버를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가 압도적”, “강렬하고 몰입감 있는 영상미와 분위기”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특히 종교적·철학적 깊이를 높이 평가하는 평론이 주를 이룬다.
그러나 비판적인 의견으로는 “너무 길고 느리게 전개된다”, “극도로 고통스럽고 우울한 분위기”, “일반 관객에게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평단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대중적 흥행(제작비 4600만 달러,북미 수익 710만 달러)에는 실패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사일런스(Silence)는 쉽게 즐기고 소비하는 오락 영화가 아닙니다. 또한 단순한 “기독교 박해 영화”가 아닙니다. 그러나 신앙이란 무엇인가, 고통 속에서 하나님은 왜 침묵하는가, 인간은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강렬하고 깊이 있는 작품입니다. 또한 보수기독교계, 가톨릭계에서도 논쟁을 불러일으킨 작품입니다. 특히 '배교( apostasy)' 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반응이 극명하게 갈렸습니다. 대표적으로 김재철 목사(한국 보수 개신교 목사) 는 “나는 목사로서 이 영화가 불편하다. 그래서 우리 성도님들에게 흔쾌히 권할 수 없다.” 라고 할 정도였다. 보수 개신교에게는 ‘신앙을 흔드는 위험한 영화’, 가톨릭에게는 ‘오래된 상처와 신학적 딜레마를 다시 꺼내든 불편하지만 진지한 대화’였다
종교나 철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 진지하고 깊이 있는 드라마를 좋아하는 관객,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팬들에게 추천할 영화다.
그러나 명쾌한 메시지와 감동을 원하는 사람, 가벼운 마음으로 보는 사람, 극단적 보수 개신교인 사람들에게는 비추천할 영화다.
최종 평론가 별점: ★★★☆☆ (8.5 / 10)
“스콜세지가 평생 고민해온 ‘하나님의 침묵’을 가장 잔인하고 아름답게 그려낸, 21세기 최고의 종교 영화. 그러나 그 무게와 모호함 때문에 호불호가 극단적으로 갈린다.”
"고통받는 인간의 처절한 비명 앞에 신은 왜 침묵하는가, 그 거대한 절망의 질문에 대해 마틴 스코세이지가 바치는 가장 숭고하고도 먹먹한 대답."
[참조]
Metacritic 점수 : 영화, 게임, TV 프로그램 등의 평론가 리뷰 점수를 합산하여 1~100점의 가중 평균 점수(메타스코어)로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75점 이상은 '대체로 긍정적'을 의미하는 초록색(Green, 75~100점), 그 미만은 노란색(Yellow, 50~74점) 및 빨간색(Red, 0~49점) 라벨로 평점을 시각화하여 작품의 평판을 한눈에 알 수 있게 한다.
IMDb 평점 : 단순 평균이 아니라, 투표 수와 투표자의 신뢰도를 고려한 ‘가중 평균’ 방식으로 투표 수가 적을 때 점수가 너무 튀지 않게, 그리고 조작을 막기 위해 ‘가중치’를 두고 평점으로 계산.
Rotten Tomatoes의 평점 기준 : 전문 영화 평론가들이 “신선하다(Fresh)”고 준 리뷰의 비율 (60% 이상이면 Fresh(신선), 60% 미만이면 Rotten(썩음))
[출처]
Silence (2016) - IMDb (https://www.imdb.com/title/tt0490215/)
Silence | Rotten Tomatoes (https://www.rottentomatoes.com/m/silence_2017)
Silence | Audience Reviews - Rotten Tomatoes (https://www.rottentomatoes.com/m/silence_2017/reviews)
Martin Scorsese's Latest Film Silence May Be Longest He's Ever Made (https://www.imdb.com/news/ni60167088/)